LH, 미분양 아파트 3000호 매입으로 지방 주택시장 활성화 기대

LH, 미분양 아파트 3000호 매입…지방 주택시장에 숨통 트이나?

*LH 미문양 아파트 3000호 매입으로 지방 주택시장 활성화 기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준공 후 미분양 상태인 지방 주택 3000호를 매입하여, 향후 일반 임대 후 분양이 가능한 '분양전환형 든든전세' 형태로 공급할 계획이다. 이는 지난 2월 발표된 국토교통부의 지역 건설경기 보완 방안의 후속 조치로, 지방 부동산 시장의 침체를 완화하고 건설업계 연쇄 도산 방지 등을 목적으로 추진되는 것이다.

이번 정책은 미분양 재고 증가와 이에 따른 공급과잉 문제를 공공이 직접 나서서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며, 주택 보급 정책과 경제 안정화 조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정부의 계산이 깔려 있다.


준공 후 미분양 주택 매입, 왜 필요한가?

지방 건설경기 악화, 계속되는 미분양 증가세

2023년 7월 이후 준공 후 미분양 주택 수는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특히 2024년 12월 기준으로 전체 미분양 물량은 2만 호를 넘겼으며, 이 중 지방이 약 1만 7000호를 차지하고 있다. 수도권과는 달리 지방은 수요 부족과 투자 위축, 이자 부담 등의 문제로 미분양 해소 속도가 크게 느린 상황이다.

이러한 환경은 건설업계에 막대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연쇄적인 부도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실정이다. 정부는 이를 방지하기 위해 과거(2008~2010년)와 같이 공공이 주도해 주택을 매입·관리·공급하는 체계로 전환에 나선 것이다.


'분양전환형 든든전세'란 무엇인가?

임대 후 분양, 실수요자를 위한 새로운 주거 정책

LH는 미분양 주택을 매입한 뒤, '분양전환형 든든전세'라는 새로운 방식으로 일반에게 공급하게 된다. 이는 임대기간 동안 전세 형태로 거주한 뒤, 일정 시점에 시세보다 낮은 가격으로 분양을 받을 수 있도록 설계된 제도다.

하이라이트는 다음과 같다:

  • 시세 대비 약 90% 수준의 전세금으로 6년간 임대 거주 가능
  • 분양 전환을 원하지 않을 경우 2년 추가 연장 가능(최대 8년 거주)
  • 분양 전환 시 시세보다 낮은 가격 또는 감정가 기준으로 분양

이런 방식은 실수요자에게 내 집 마련 기회를 제공하는 동시에, 고분양가로 인해 시장에서 외면받았던 미분양 주택의 유휴 자산 가치를 회복시키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LH 미문양 아파트 3000호 매입으로 지방 주택시장 활성화 기대



매입 대상과 가격 기준은?

매입 대상, 수도권 제외 지방의 50~85㎡ 일반 아파트

이번 매입의 대상은 '준공 후 미분양 단지' 중 입주자 모집공고 절차를 완료한 지방 소재 아파트다. 면적 기준은 국민임대 및 분양이 모두 가능한 50~85㎡ 규모의 전용면적이다.

가격 기준, 감정가 대비 83% 상한선

매입 가격은 감정평가액의 최대 83%까지로 제한된다. 이는 과거 LH의 미분양 매입 정책과 마찬가지로, 시장에서 고분양가가 가장 큰 원인이라는 점을 감안한 설정이다.

만약 감정가보다 낮은 매도 희망가를 제시한 주택은 우선 순위로 매입되며, LH는 이를 기준으로 순차 매입을 실시한다. 이는 건설사와 시행사가 일정 수준의 가격 조율과 손해 감수 없이 매도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업계 스스로의 자구 노력 또한 요구된다.


과거의 사례는 어떤 교훈을 남겼나?

2008~2010년, 공공 주도 미분양 매입의 성공과 한계

LH는 2008년부터 2010년 사이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침체된 주택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준공 후 분양 미달 주택 7,058호를 직접 매입한 바 있다.

  • 이 중 60㎡ 이하 소형 물량 1,117호는 국민임대주택으로 전환
  • 60㎡ 초과 물량 5,941호는 분양전환형 임대로 공급

이러한 정책은 당장의 미분양 재고를 해소하는 데는 성공적이었지만, 일부에서 민간의 ‘도덕적 해이’를 유도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즉, 고분양가를 책정한 민간 건설사가 리스크를 떠넘기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정책에서는 매입가를 제한하고, 분양전환형 전세로 활용가치를 평가하는 시스템을 도입하여 이 같은 단점을 보완한다.


이번 정책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지방 주택 시장, 수급 균형 회복 가능성

'분양전환형 든든전세' 정책은 다음과 같은 긍정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1. 건설업계 유동성 회복: 미분양 주택을 조기에 매각할 수 있어 자금이 환수됨.
  2. 지방 주택 수급 조절: 지속된 재고 문제가 공공 매입을 통해 해소 가능.
  3. 실수요자 보호: 전세로 장기간 거주 후 소유로 전환 가능, 내 집 마련 기회 확대.
  4. 시장 안정화: 공급 과잉으로 인한 가격 급락 우려 완화.

다만 과거 사례처럼 자칫 민간에 '출구 전략'만 제공하는 결과가 되지 않도록 철저한 감정평가 및 매입 심사가 병행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LH 미문양 아파트 3000호 매입으로 지방 주택시장 활성화 기대



향후 일정 및 신청 방법은?

LH청약플러스 통해 3월 21일부터 접수 시작

오는 3월 21일부터 LH 공식 청약 플랫폼인 LH청약플러스를 통해 매입공고가 게시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건설사는 직접 신청할 수 있으며, 별도의 매입 심의 및 감정평가 절차가 진행된다.

단지별로 매입이 완료되면 순차적으로 입주자 모집공고가 이뤄질 계획이다.


마무리: 공공의 개입, 시장 안정화의 열쇠 될까?

준공 후 미분양 주택 문제는 지방 부동산 시장의 고질적 어려움 중 하나로 꼽혀왔다. 정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추진하는 이번 3000호 매입 정책은 건설업계, 소비자, 국가경제 모두에게 숨통을 트일 수 있는 정책으로 기대를 모은다.

그러나 그 효과는 철저한 실행과 관리에 달려 있다. 감정평가의 투명성, 매입 기준의 공정성, 그리고 실수요자 중심의 주택 공급 정책이라는 본질이 흔들려선 안 될 것이다. 분양전환형 전세제도로서의 새 모델이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